알림마당 Notice

HOME알림마당 Notice이주민의 목소리 Voice Of Migrants(Newsletter)

이주민의 목소리 VOM 2015 2월호 이주민의 목소리 - 나마스떼!

페이지 정보

조회 1,431회 작성일 15.02.03

본문

나마스떼! 네팔에서 온 민 바하두르입니다. 저는 네팔 수도 카투만두에서 160km 떨어진 부투올이라는 작은 도시에서 왔습니다. 대학을 다니기 위해 카투만두에 잠시 살았지만 네팔 밖으로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네팔은 히말라야와 에베레스트를 비롯한 높은 산이 많습니다. 그래서 네팔은 세계의 지붕이라고 합니다.

네팔에는 바다가 없고 기차가 없습니다. 부산에서 해운대 바다를 처음 봤고 기차도 처음 타봤습니다. 물론 오늘 확인해 보니 제가 타고 다니는 것이 기차가 아니라 지하철이라고 하더군요. 어쨌든 바다와 지하철은 네팔에서 온 저에게는 참 신기한 것입니다. 네팔의 가족들에게 바다를 처음 본 소감을 말해 주고 싶었습니다. 네팔에도 지하철과 같이 빠르고 편리한 탈 것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KTX도 타 볼 생각입니다.

저는 카투만두의 대학에서 영어를 전공했습니다. 한국에 오기 전에 2년 동안 사립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쳤습니다. 군인으로 은퇴하신 아버지와 어머니, 아내와 5개월 된 딸을 먹여 살리기 위해 교사 월급은 늘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한국에 가서 돈을 좀 많이 벌어야겠다는 생각으로 고용허가제 노동자로 올 수 있는 방법을 찾았습니다. 네팔의 송출기관에서 한국에 가면 한달에 200만원은 쉽게 벌 수 있다고 했습니다. 한국에서 3-4개월을 일하면 네팔에서 1년치 임금을 벌 수 있어 매력적인 조건이었습니다. 물론 5개월 된 딸의 재롱을 아내와 함께 지켜 볼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깝지만 가족들의 생계와 딸을 대학까지 교육시키려면 교사보다 월급보다 많이 받아야 했습니다. 네팔에서도 교사는 존경 받는 직업이지만 존경만으로는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지 못합니다.

저는 2014년 5월 28일에 한국에 왔습니다. 그리고 자동차 부품공장에서 프레스 작업을 했습니다. 네팔의 송출기관에서는 한국의 공장은 일은 힘들지만 위험하지는 않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힘들게 일한만큼 보상도 클 것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일을 시작한지 2주 만에 프레스기계에 오른손이 끼여 절단되었습니다. 센서가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낯선 한국 땅에 도착하자마자 큰 사고를 당해 몇 번의 수술을 하고 아직까지 요양 중입니다. 저에게는 오른손이 없기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일을 할지 가족을 어떻게 부양할지 막막합니다.

네팔은 한국과 달리 오른손이 바른손이고 오른손으로 밥을 먹습니다. 왼손은 화장실 뒤처리를 하고 더러운 손으로 여겨집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에게 물건을 왼손으로 건네면 상대방이 매우 불쾌하게 생각합니다. 저는 네팔문화 때문에도 걱정이고 한 손으로 가족을 어떻게 먹여 살릴 수 있을까도 걱정입니다.

그렇지만 손이 하나 뿐인 일상에 적응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처음에는 한손으로 바지를 입는 것도 힘들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왼손으로 밥을 먹는 것도 매우 이상하고 불편하지만 노력 중입니다. 그리고 요즘은 부산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에서 한국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왼손으로 글쓰기 연습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한 손으로 저와 같은 이주노동자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을 겁니다. 그래서 산재보상절차가 끝나면 가족들에게 돌아가려고 합니다. 가족들이 너무 놀라까 봐 걱정됩니다. 한국에 있는 동안 한국어공부도 열심히 하고 글쓰기연습도 하며 네팔에 돌아가 할 일을 최선을 다해 준비하려고 합니다.

글 / 사진인물 : 민 바하두르 (네팔 출신 이주노동자)

3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